[이슈] "퇴직연금 500조원 시대에도 저수익…원리금보장 편중 탈피해야"
[이슈] "퇴직연금 500조원 시대에도 저수익…원리금보장 편중 탈피해야"
  • 이재인 기자
  • 승인 2026.0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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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4일 서울 여의도 자본시장연구원에서 열린
'2026년 제1차 KCMI 이슈브리핑'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재인 기자]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500조원을 넘었지만, 관련 상품이 원리금보장형에 편중돼 장기 수익률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초고령사회에 맞춰 연금 운용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 원리금보장 편중 탈피…"장기·분산투자로 전환해야"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4일 서울 여의도 자본시장연구원에서 열린 '2026년 제1차 KCMI 이슈브리핑'에서 "퇴직연금은 적립금 규모가 빠르게 성장했지만 운용성과와 연금화 성과는 제도 목적에 미달하고 있다"며 "상품을 추가하기보다 의사결정과 운용책임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퇴직연금 적립금은 501조4000억원으로, 2020년 말보다 96.2% 늘었다. 하지만 전체 적립금의 75.4%가 원리금보장상품에 몰려, 최근 10년 평균 수익률은 2.64%에 그쳤다. 남재우 연구위원은 "원리금보장 중심의 운용 방식에서 벗어나 장기·분산투자를 중심으로 연금자산 운용 원칙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전체 퇴직연금 수익률은 6.5%였지만 타겟데이트펀드(TDF) 수익률은 13.7%로 두 배 이상 높았다. 투자 기간이 긴 연금자산의 특성을 고려해 장기적인 자산배분과 분산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현행 사전지정운용제도인 디폴트옵션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봤다.

지난해 말 디폴트옵션 적립금은 53조3000억원까지 늘었지만 안정형 상품 비중이 85.4%에 달하면서 전체 수익률은 3.69%에 머물렀다. 그는 "가입자가 직접 상품을 선택해야 하는 현행 옵트인 방식에서 벗어나 별도 선택이 없으면 TDF와 타겟리턴펀드(TRF) 등 장기 자산배분 상품에 자동 투자되는 옵트아웃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기금형 도입과 함께 계약형도 개선…"운용책임 경쟁으로"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과 함께 기존 계약형 제도의 운용 효율화도 병행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남재우 연구위원은 "기금형 제도의 핵심은 단순히 적립금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독립적인 의사결정과 전문성, 수탁자책임이 작동하는 지배구조를 구축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기금형 도입 이후에도 계약형 퇴직연금이 상당 기간 병존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DB형에서는 적립금운용위원회와 외부위탁운용관리(OCIO)를 강화하고, DC형에서는 디폴트옵션을 장기 자산배분 중심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남재우 연구위원은 "앞으로 퇴직연금 시장의 경쟁구조 역시 상품 판매나 단기 수익률 경쟁에서 벗어나 장기 운용성과 중심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퇴직연금은 후불임금 보전 장치를 넘어 국민연금을 보완하는 의무적 노후소득보장 제도로 재정의돼야 한다"며 "금융기관도 상품 제공기관을 넘어 가입자의 연금자산에 실질적인 운용책임을 지는 기관으로 역할을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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