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 4.5일제 요구…“생산성 향상, 일자리 확대로”
- 임금 6% vs 2.5%…총파업 2만명 이상 참여 예상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9·4 1차 총파업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기관 지방 이전 저지와 주 4.5일제 도입,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4일 총파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정부가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주 4.5일제와 임금 인상 등을 둘러싼 교섭도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금융권 노사 갈등이 격화하는 모습이다.
◆ 2차 지방 이전 속도…금융노조 “1차 이전부터 검증”
정부가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금융노조는 1차 이전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검증이 먼저라며 이전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부는 이날 수도권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을 본격 추진해 올해 4분기 이전 대상과 지역 등을 확정하고 2027년부터 선도 이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의 이전 여부는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금융노조는 정주여건과 인력 이탈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2차 이전 논의만 앞서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금융회사와 정책·감독기관, 전문인력이 분산될 경우 협업에 드는 시간과 비용이 늘고 금융산업의 집적 효과도 약화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윤석구 금융노조 위원장은 “1차 이전의 효과를 먼저 제대로 검증하고 2차 금융기관 이전은 금융산업의 특성과 국가 경쟁력에 미칠 영향을 진지하게 따져보라”고 말했다. 1차 이전이 수도권 집중 완화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어떤 효과를 냈는지, 인력 이탈과 정주여건 문제는 왜 남아 있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고광욱 신용보증기금지부 위원장 역시 "1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이 이뤄진 지 10년이 지났지만 그 성적표는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좋은 인재를 뽑는 것도 어렵고 어렵게 뽑은 우수 인재들을 조직에 붙잡아 놓는 것조차 어려워지고 있다”며 “인재 영입이 곧 조직의 경쟁력인데 이전 공공기관의 경쟁력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 주 4.5일제 요구…“생산성 향상, 일자리 확대로”
주 4.5일제도 이번 총파업의 주요 요구안이다. 금융노조는 AI와 디지털 전환으로 금융회사의 생산성이 높아지는 반면, 점포와 인력은 계속 줄면서 남은 직원들의 업무 부담은 커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노조는 생산성 향상으로 확보되는 여력을 추가적인 인력 감축이 아니라 노동시간 단축과 신규 채용에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청년층의 취업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기존 인력에게 더 많은 업무를 맡기는 방식보다 노동시간을 줄이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김정현 경남은행지부 위원장은 “AI 도입과 디지털화로 인한 노동시간 단축은 노동자에게 주 4.5일제로 보상돼야 한다”며 “그 노동시간 단축을 점포 폐쇄와 명예퇴직으로 돌려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금융노조는 과거 임금피크제 도입 과정에서도 청년채용 확대가 주요 명분으로 제시됐지만 실제 채용 확대로 충분히 이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윤 위원장은 “한 사람에게 더 많은 일을 시키는 금융이 아니라 노동시간을 줄이고 줄인 시간만큼 일자리를 나누는 금융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총파업 2만명 이상 참여 예상
임금 인상률을 둘러싼 노사 간 간극도 여전하다. 금융노조는 당초 8%였던 임금 인상 요구안을 6%로 낮췄지만 사측은 2.5%를 제시한 이후 추가안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금융노조는 사측 제시안이 공무원 임금 인상률 3.9%보다 낮다는 점도 추가 인상 필요성의 근거로 들고 있다.
이 밖에도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개선, KPI·미스터리쇼핑 제도 개선, 금융공공기관 총인건비제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지난 8월 12일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는 96.05%의 찬성률로 쟁의권을 확보해 오는 4일 총파업에 나선다.
총파업에는 사전 집계 기준 2만명 이상이 참여할 것으로 노조는 예상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지난 8월 11일 진행된 지방 이전 반대 집회 이후 별도의 소통은 없었다며, 4일 총파업 이후에도 대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투쟁 수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