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 "일손 부족에 RG 제한까지"...K-조선 현주소, 정책 지원 '절실'
[출연] "일손 부족에 RG 제한까지"...K-조선 현주소, 정책 지원 '절실'
  • 배석원 기자
  • 승인 2023.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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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김덕조 보도국장]
이번엔 조선산업 이야기 짚어보겠습니다. 우리나라 조선산업이 현재 수주 호황기를 맞으면서 일감이 몰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남아 있죠. 바로 인력난입니다. 산업팀 배석원 기자와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배 기자 최근 조선소 현장을 취재하고 왔는데, 여전히 현장은 인력난이 계속되고 있다고요. 

[배석원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인력난은 여전히 우리 K-조선 산업이 완전히 풀지 못한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최근에 오리엔탈마린텍과 삼성중공업, 케이조선 등 여러 조선 관련 기업을 방문해 이야기를 들어봤는데요. '대부분 사람이 없다, 숙련공 등 일력이 부족하다'와 같은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앵커] 
정부 차원에서도 조선산업 인력 확충을 위해 지원을 하고 있는데, 현장에서 체감하는 변화가 있었을까요? 

[기자] 
외국인 인력이 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삼성중공업 거제사업장은 협력사를 포함해 약 2만 명이 근무하고 있는데요. 이 중 외국인은 약 1500명 정도가 근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조선소 퇴근길을 지켜보면 우리나라 사람만큼이나 외국인 근무자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외국인이 증가하다 보니 조선소 인근엔 베트남 등 해외식료품점도 잇따라 문을 열고 있었습니다. 제가 현장에서 본 곳만 3곳 이상이었는데 모두 올해 문을 연 가게들이었습니다.

또 확인된 것은 회사들이 이젠 직접 외국인 인력을 직영으로 채용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부터 생산직군에 외국인 직원을 정규직으로 뽑기 시작했습니다. 삼성중공업이 용접과 같은 생산직군으로 외국인 인력을 정규직으로 뽑은 건 거의 처음이라고 합니다.

[앵커] 
삼성중공업 외에 이런 사례가 또 있나요?

[기자]
삼성중공업에 데크하우스를 납품하는 오리엔탈마린텍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올해로 창립 43주년을 맞은 오리엔탈마린텍도 올해부터 외국인 직원을 정규직으로 뽑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10월 우즈베키스탄 직원 19명을 채용해 현재 근무에 투입한 상태이고요. 회사는 추가로 필리핀 국적 직원 10명에 대해서도 직접 고용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용접과 같은 생산직군으로 외국인 정규직을 뽑는 것은 창사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앵커] 
신입 직원을 외국인으로 뽑을 정도로 현재 조선업 현장에서 우리나라 인력 찾기는 쉽지 않다, 이렇게 보여집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조선소도 외국인 인력이 많아지고 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케이조선의 사례로 설명드리면, 케이조선은 현재 본사 외국인 인력을 뽑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협력사를 통해서 외국인 인력을 조선소로 들여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CG=이호정] 

현재 약 500명 정도가 E-7 비자와 E-9비자를 받고 일하고 있는데요. E-7은 전문 인력이 받는 비자이고 E-9은 비전문 인력이 받는 비자를 말합니다. 기간도 다르고 숙련도에 따라 임금도 다르게 받습니다. E-7 비자는 매년 근무 연장을 할 수 있는 반면에 E-9 비자는 최대 두 번밖에 되지 않는 단점이 있습니다. 최장으로 10년밖에 일하지 못하는 겁니다. 

일손이 귀한 케이조선 입장에선 협력사의 이 같은 인력을 자체 기술훈련원 등과 연계해서 숙련 비자인 E-7으로 변경하는 일에도 힘쓰고 있는 상황입니다. 

[CG=이호정] 

케이조선 외국인 인력 현황을 보면 2022년 270여 명에서 올 상반기에는 380명으로 늘었고 현재는 500여 명이 근무 중입니다.

[앵커] 
중소 조선소는 RG가 더 확대돼야 한다 이런 목소리도 있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배석원 기자]
RG는 일종의 보증보험 같은 개념입니다. RG의 뜻은 리펀 게런티(Refund Guarantee)라고 해서 선수금환급보증을 의미하는데요. 선주사가 조선사에 선박 발주를 할 때 향후 문제가 생길 것을 대비해서 계약 금액의 일부에 대해 보증을 함께 요구한다고 합니다.

이 보증은 통상 은행 등 금융권이 해주게 되는데 대형 조선사와 달리 중소 조선소들은 이 선수금환급보증액이 적기도 하고 선뜻 나서는 금융 기관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여력이 돼서 추가 수주를 하고 싶어도 보증을 해줄 금융기관이 나타나지 않거나 보증액이 적으면 추가 수주를 받는 데도 지장이 있는 겁니다. 케이조선의 경우도 인력난도 있지만 이 같은 RG 제한도 있다 보니 추가 수주에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최근 정부가 관련 지원 정책도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맞습니다. 지난 15일이었는데요. 정부가 'K-조선 차세대 선도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정책 추진 방향을 살펴보면, 탄소 저감 기술 지원, 핵심 기술인재 양성, 수주·수출을 위한 금융지원, 외국인력 수급 시스템 확보 등 다양한 지원 방안이 담겼습니다.

K-조선 차세대 선도 전략 [CG=이호정] 

이 안에는 중소 조선사들의 애로이기도 했던 RG한도 부족분에 대한 무보의 특례보증 지원은 물론 RG 발급 가이드라인 개정 등 다양한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정부는 이 같은 지원 방안이 담긴 '차세대 조선산업 기술혁신 관련 촉진법' 제정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조선 산업은 국내 수출·제조업 고용의 약 3%를 차지하는 국가 주요 산업이자 지역 경제의 원동력이기도 합니다. 외국인 인력도 중요하지만 국내 인력도 다시 조선소를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겁니다. 근무자와 조선소 모두 활기를 찾는 그런 K-조선산업이 될 수 있도록 응원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배석원 기자였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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