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문화예술재단, APAP 예산으로 석면해체와 건물 안전진단?
안양문화예술재단, APAP 예산으로 석면해체와 건물 안전진단?
  • 성은숙 기자
  • 승인 2023.03.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 기사를 번역합니다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 막대한 혈세 투입에 ‘무용론’ 대두··· 시민들도 모르는 행사
이미 4억 삭감된 공공예술 예산으로 석면해체 등에 1억 집행
안양시의회 의원 "이런 고무줄 집행이라면 예산 더 삭감해도 될 지경”이라 지적
지난 2019년 제6회 APAP 당시 평촌 중앙공원에 설치된 스모그 프리 타워는 2개월 전시 비용이 4억원에 달했다.
/ 사진 스튜디오 로세하르데 홈페이지

[안양=팍스경제TV] 안양문화예술재단은 시 승격 50주년을 맞아 제7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이하 APAP)를 준비하며 허술한 예산 수립과 집행 문제로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APAP는 2005년 안양유원지를 지붕 없는 미술관(안양예술공원)으로 변화시키겠다는 야심찬 대형 프로젝트로 23개국 71팀이 참여한 안양시 유일의 국제행사로 시작해 3년마다 개최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안양문화예술재단이 APAP 예산으로 집행된 24억 7500만원 중 1억 1600만원을 행사 예술사업비와 관계없는 석면해체 공사와 건물 안전진단에 사용했습니다.

행사를 주관하는 문화재단이 시의회에 당초 요청한 예산은 28억 7500만원으로 지난해 말 4억원이 이미 삭감된 규모 입니다.

발단은 내부 전시 등 행사 장소로 계획한 안양 6동 옛 수의과학검역원 부지 건물이 낡고 석면까지 노출돼 시청 관련 부서에 석면해체를 요구했으나 시는 계획에 없던 일이라며 거부했고 재단은 APAP 예산 7800만원을 들여 석면해체를 마무리했습니다.

더욱이 현재 3800만원을 투입해 노후 건물에 대한 안전진단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안양시의회 한 의원은 "이는 문화재단이 세운 28억 7500만원의 예산 항목에는 없던 지출로, 이미 4억이 삭감된 상태에서 또다시 1억원이 넘는 예산을 예술행사와 관련 없는 분야에 사용하고 있다면 문화재단의 예산 수립과 집행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라며 "이런 고무줄 집행이라면 예산을 더 삭감해도 될 지경”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재단은 올해 25개국의 작가와 단체가 참여해 8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며 8월 25일부터 2개월여간 만안구 안양예술공원과 옛 수검원 부지에서 개막식 등 본 행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시민들은 어떤 행사인지도 모른 채 관심 밖으로 밀려 예술가들을 위한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제기됐습니다.

안양시의회에서 조차 매년 예술작품 관리비와 낡은 작품 철거비용으로 막대한 시 예산이 투입되는 상황에 “이런 행사를 굳이 계속해야 하느냐"라고 말하고 그간 사용된 예산만 250억원에 이른다고 밝혔습니다. 수검원 부지 역시 안양시가 2016년 1300여억원을 들여 매입한 시 소유입니다. 

안양시가 2021년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한 ‘APAP 중장기 발전계획 수립 연구용역’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시민과의 소통 부족과 낮은 APAP 인식 △철거 및 보수 비용과 예산 문제 △사업의 타당성에 대한 논란 존재 등이 한계로 분석된 바 있습니다.

또한 지난 2019년 제6회 때는 ‘공생도시’라는 주제와 동떨어진 공중파 예능 프로그램에 2억원의 홍보비를 지불해 비판이 제기됐고, 당시 사용한 APAP 공식 포스터는 작고한 미국 조각가의 작품과 표절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당시 평촌중앙공원에 새워진 네덜란드 작가의 공기정화탑(스모그 프리타워)은 2개월 대여와 설치 등 비용으로 4억원이 지출돼 적절성 논란을 빚었고 홍보 용역사에 지급된 3억원이 넘는 예산에 대한 세부 정산 내역도 선 지급금 외에는 확인되지 않는 등 제도적 문제점이 지적됐습니다.

안양시의회 H 의원은 지난해 12월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17년 간 설치된 예술작품들이 관리 소홀로 흉물이 됐고, 시민들이 철거를 원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면서 APAP는 시민 혈세 낭비의 전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안양시는 이 같은 문제에도 전국 최초 공공예술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3년마다 행사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한편, 문화재단측은 4억이나 삭감된 예산과 계획에 없던 석면해체 등에 1억원이 넘게 지출돼 예술작품 구입 비용 등을 줄이고 있다면서도 "내달 제1회 추경에 부족한 예산을 요청할 생각"이라고 전해져 언제나 꺼내 쓸 수 있는 화수분을 끌어안고 있는 느긋함을 보였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