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삼성전자 'GOS 논란' 일파만파…노태문 사장 ‘사내이사 선임’에 제동?
[이슈] 삼성전자 'GOS 논란' 일파만파…노태문 사장 ‘사내이사 선임’에 제동?
  • 이형선 기자
  • 승인 2022.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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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2’를 둘러싼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습니다. 발단은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 설정 의무화 방침 때문인데요. 단순히 기기의 성능이 저하되는 문제를 넘어 회사의 신뢰도 하락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을 정도로 심각합니다. 

실제 고객들은 삼성전자를 상대로 ‘소비자 기만 및 허위 광고’를 이유로 집단소송 준비에 나서는가 하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서도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급기야 불똥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 수장인 ‘노태문’ 사장으로까지 튀는 분위기인데요. 삼성전자가 오는 16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노 사장을 사내이사 선임할 예정인 만큼, 해당 경영진에게 책임을 물어야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노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부결 운동이 벌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겁니다. 

 

◆ ‘GOS’ 설정 의무화가 논란 야기…고객들 ‘소비자 기만’ 집단소송 예고

삼성 디지털프라자 홍대본점을 찾은 소비자가 밤의 체험 공간에서 '갤럭시 S22 울트라'의 '나이토그래피' 기능으로 야간 동영상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 디지털프라자 홍대본점을 찾은 소비자가 밤의 체험 공간에서 '갤럭시 S22 울트라'의 '나이토그래피' 기능으로 야간 동영상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번 사건의 발단은 ‘갤럭시 S22 시리즈’의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 실행 강제 방침에서 시작됐습니다. 

GOS는 고사양의 게임 어플리케이션을 실행할 때,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을 조절해 화면 해상도를 비롯한 성능을 인위적으로 낮춰 스마트폰의 과열을 막는 기능인데요. 

갤럭시 S22 시리즈 전에 나온 스마트폰에도 이 기능이 탑재가 됐었지만, 당시에는 유료 앱 등을 통해 비활성화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갤럭시 S22 시리즈부터는 GOS 설정이 의무화돼 우회 방식이 차단되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이에 ‘갤럭시 S22 시리즈’ 구매자들은 삼성전자가 갤럭시 S22를 ‘역대 최고 성능’이라 홍보한 사실이 소비자 기만 및 허위광고 행위라고 반발, 법무법인 에이파트의 김훈찬 대표변호사를 선임하고, 삼성전자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준비 중입니다. 손해배상 청구액은 1인당 30만원입니다. 

이에 삼성전자 측은 “고객분들이 지적해주신 사안 모두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고,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며 해당 기능 적용을 사용자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개선책을 내놨지만, 논란을 쉽게 잠재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 ‘150만원짜리 손난로’ 아니냐는 조롱에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

삼성전자를 향한 고객들의 불만 목소리는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회사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갤럭시 S22 구매를 취소했다는 불만 섞인 고객들의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 30대 고객은 “삼성페이나 안드로이드 편의성 때문에 A3부터 S22+까지 달려왔는데, 다음 스마트폰은 애플로 넘어가야할 것 같다”며 “이정도로 기만당하면 굳이 삼성 스마트폰을 더 쓸 이유가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발열을 설계로 못 잡아서 GOS로 제어 하려한 것 같은데 밴치마크 점수는 그대로 나오게끔 만들어놓은 의도가 너무 뻔히 보여서 황당하고, 이것은 분명한 ‘소비자 기만’”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다른 20대 고객은 “게임뿐만 아니라 다른 주요 어플들도 GOS가 걸린다”며 “GOS 기능 OFF 한다고 좋아할 것이 아닌 이유가 GOS로 발열 잡은 건데, GOS OFF 되면 이번 여름 휴대용 150만원짜리 손난로 구경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비난했습니다.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불만은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이어졌습니다. 실제 지난 4일 '갤럭시 스마트폰의 허위 광고에 속은 대한민국 국민을 보호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는데요.

해당 청원인은 “문제가 있다면 빠르게 사용자들에게 고지하고 해결을 해야 하는데, 이것을 오랜 기간 동안 숨기고 사용자에게 불편을 준 부분은 분명 해결돼야 할 문제”라며 “국민들이 모여서 집단 소송을 거는 것보다는 국가를 거쳐 잘못된 문제를 해결하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청원 배경을 밝혔습니다. 해당 청원은 이날 오후 2시 기준 8400여명의 동의를 얻은 상태입니다.

 

◆ 16일 주총서 노 사장에 불똥 튀나…사내이사 선임 부결 운동 제기

장기적 관점에서 삼성전자에 대한 신뢰도 하락은 불가피해졌다는 게 중론입니다. 특히 스마트폰 사업 수장인 노태문 사장의 입장도 많이 난처해진 상황인데요. 

‘갤럭시 S22’는 올해 삼성전자 전략 스마트폰의 첫 주자로, ‘갤럭시 신화’를 일군 노태문 사장의 야심작이자, 회사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기대작입니다.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듯, 공개와 동시에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고, 사전 예약 판매량도 역대 최다를 기록하는 등 흥행가도를 달렸습니다.

하지만, 이번 논란으로 흥행가도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실제 노 사장은 데뷔작인 ‘갤럭시 S20’의 부진을 ‘S22’로 씻으면서도 경쟁사인 애플 아이폰의 기세도 누르겠다는 각오였는데요. 삼성 충성 고객 사이에서도 “이번 만큼은 삼성이 잘못했다”는 분위기가 팽배한 상황인 만큼, 고객 이탈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노 사장은 오는 16일 예정된 제53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될 예정인데요. 일부 소액주주들을 중심으로 노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한 부결 운동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습니다. 

삼성전자는 오는 15일까지 전자투표를 진행할 예정인데, 이 기간 주주들은 재무제표 승인과 사외·사내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의 안건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해 신규 폴더블폰의 흥행 성공을 맛봤던 삼성전자로서는 이번 사태가 매출에 큰 악재가 될 수 있다”며 “(삼성전자가) 이번 사태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앞으로 출시될 신제품들과 브랜드의 신뢰도, 그리고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확보에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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