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명품으로 재미 본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포스트 코로나’ 전략 고심?
[이슈] 명품으로 재미 본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포스트 코로나’ 전략 고심?
  • 박주연 기자
  • 승인 2022.0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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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백화점업계가 지난해 적극적인 명품 마케팅으로 톡톡히 재미를 봤습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해외여행이 막히자 MZ세대를 중심으로 국내에서 ‘보복소비’에 나선 소비자들이 고가제품 구매에 지갑을 연 덕을 본 건데요. 

백화점의 지난해 명품 매출은 평균 43.6%로 신장한 가운데 연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한 단일 백화점 점포도 2020년 5개에서 11개로 2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백화점업계는 올해도 명품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전망이 마냥 밝은 것만은 아닙니다.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고민 때문입니다. 코로나19가 진정돼 다시 하늘 길이 열리면 명품족들은 너도나도 해외로 나갈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게 되면 국내 명품 시장은 위축되고 백화점 매출도 자연 타격을 받게 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대비책을 마련해 놔야 하는 상황인데요. 백화점업계는 이 같은 우려에도 ‘당장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당분간 명품 강화를 지속한다는 방침입니다.

 

 

◆ 백화점 3사 명품 판매 신장률 43.6% 기록..."연매출 1조원 백화점도 11개"

백화점업계가 지난해부터 일제히 리뉴얼을 단행하며 명품 매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명품 브랜드 매장을 세분화하거나 단독 매장을 오픈하고, 프리미엄 콘텐츠를 매장 모든 층으로 확대하는 식인데요. 이 같은 노력 덕택에 백화점 3사는 전년대비 매출이 크게 늘어나며, 모두 두 자릿수 명품 판매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롯데백화점은 2019년 28%였던 명품 신장률이 지난해 40% 까지 늘어났고, 신세계백화점은 23.2%였던 명품 매출 비중이 지난해 46.9%까지 늘어났습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44% 성장한 것으로 집계 됐습니다.

명품을 구매하기 위해 백화점 오픈 전부터 길게 줄을 서 있다
명품을 구매하기 위해 백화점 오픈 전부터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명품 중심으로 리뉴얼을 단행하고, MZ세대를 공략한 것이 효과를 거둔 것인데요. MZ세대는 자신의 소비를 과시하는 플렉스(FLEX)를 즐기면서 명품 소비의 큰 손으로 떠올랐고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자 명품을 구매하기 위해서 백화점 개점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는 오픈런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명품소비로 이어지면서 명품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세가 이어졌다"면서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한 단일 백화점도 지난해 2배 가량 늘어 11개가 됐다"라고 설명했습니다.

 

 

◆ “코로나 진정돼도 명품수요와 큰 연관 없을 것”...명품비중 확대 ‘예정대로’

다만, 우려되는 점은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진정이 되고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지는 일상회복 상황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유지될 것이냐 하는 문제인데요.

이에 대해 백화점 업계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판단한다는 의견입니다.

김병조 롯데백화점 해외명품팀장은 "현재의 명품 호황은 고가의 S급 명품 위주의 소비로 고객들이 고가 명품의 소비를 시작하며, 백화점 명품 부틱에서의 경험을 한 이상 그 소비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는데요. 그는 "면세점 구매 한도는 사라졌지만 면세 한도는 변화가 없기에 면세점으로 그 소비가 당장에 많이 이동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습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도 "해외여행이 재개되더라도 구매 금액과 면세 한도 때문에 국내 명품 수요와의 연관성은 크게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때문에 백화점 업계는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차별화 된 콘텐츠와 상품 강화를 통해 앞으로 명품 수요를 선점을 하겠다는 계획인데요.

롯데백화점은 코로나 이전부터 명품 비중이 타 백화점 대비 낮아 고민해왔던 만큼 명품 비중 확대 계획을 그대로 실행해 나가겠다는 방침입니다.

롯데백화점 김 팀장은 "온라인 등 타 채널로 고객이 많이 이동하는 상황에서도 명품은 백화점에서 구매해야할 상품군"이라면서  "이에 맞춰 본점 리뉴얼 시 상품 카테고리 별로 확대를 할 것이고, 다른 주요 점포들도 지속적으로 명품을 보강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김 팀장은  "백화점 명품 매장 의존도가 높은 S급 명품, 의류, 시계·보석 카테고리를 지속적으로 보강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신세계백화점은 차별화된 콘텐츠를 통해 해외 면세매장과는 다른 백화점만의 소비 경험으로 고객 유혹에 나섭니다.

구용모 신세계백화점 해외패션팀 팀장은 "팬데믹 이후 국내 명품 시장의 성숙도가 올라가면서, 고객들은 단순히 가격뿐 아니라 디자인, 시즌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여 명품을 구매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신세계 강남점 더 스테이지, 경기점 보이드 등 오프라인 공간 속 차별화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는데요. 뿐만 아니라 "대전이나 광주 등 일부 매장의 MD 보강을 통해 전 점의 명품 상권 수요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대백화점은 남성 명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워치·주얼리 명품 브랜드를 유치시키는 등 명품을 세분화 할 계획입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압구정본점에 이어 주요 점포에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의 남성 라인업을 강화한 '남성 럭셔리 부띠끄 전문관'을 확대 도입할 계획"이라며 "최근 각광받고 있는 프리미엄 워치·주얼리 브랜드 영업망을 늘리고 MZ세대들을 겨냥한 럭셔리 브랜드와의 다양한 협업 프로젝트 추진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팍스경제TV 박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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