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애플 동맹②] LG전자 아이폰 판매에 비난 빗발…휴대폰 유통업계 "LG폰 사지마!"
[LG·애플 동맹②] LG전자 아이폰 판매에 비난 빗발…휴대폰 유통업계 "LG폰 사지마!"
  • 이형선 기자
  • 승인 2021.07.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 기사를 번역합니다

이달 말 모바일 사업 철수를 앞둔 LG전자가 자사 가전매장인 LG베스트샵 전국 400여개 매장에서 애플 아이폰 판매를 추진 중이다. 모바일 사업 철수로 빈자리가 된 베스트샵 매장 내 모바일 코너를 인지도 높은 애플 제품으로 채워 매출 증대 등의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물론, 현재까지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라는 게 LG전자 측 공식 입장이다. LG전자의 아이폰 판매가 국내는 물론, 글로벌 모바일 시장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사실상 업계 안팎에서도 두 회사의 협력을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가 주를 이루는 가운데, <팍스경제TV>에서는 이를 바라보는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다. <편집자 주>

 

◆휴대폰 유통업계 “구체화된 것 없다”…“대중소 상생협력 위반”

제작: 이형선 기자

이번 LG전자의 아이폰 판매를 두고, 휴대폰 유통업계 종사자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LG전자가 국내 최대 규모의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업계는 LG전자가 아이폰 판매를 시작할 경우, 중소 유통망의 매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직접 매장을 방문해서 만나본 판매원들 역시 LG전자의 아이폰 판매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A휴대폰 판매점 관계자는 “언론에서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사실 구체화된 것이 없다”며 “또 실제로 판매한다고 하더라도 AS 보장 혜택 등이 없이 위탁판매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B휴대폰 판매점 관계자도 “(LG전자의 아이폰 판매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며 “이는 LG전자가 원하는 것이지, 애플이 원하는 것은 아니라, 실제로 판매가 돼 봐야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비아냥ㅅ거렸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휴대폰 판매점. [사진: 이형선 기자]

또 LG전자의 이같은 행보가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정부와 업계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C휴대폰 판매점 관계자는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영업이 어려운 상황인데, 우리 밥그릇까지 뺏겠다고 나서니 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국내 대표 가전업체로도 그렇고, 바람직한 대기업의 모습도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휴대폰 판매점. [사진: 이형선 기자]

업계는 지난 달 LG전자 아이폰 판매 소식이 알려지자 “대·중소기업 상생협약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처사”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이동통신 유통점으로 구성된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LG전자 유통망 가세에 반발, 동반성장위원회와 LG베스트샵 운영사 하이프라자에 동반성장협약 준수를 촉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또 협회는 LG전자가 전국 LG베스트샵에서 아이폰을 판매할 경우 2018년 5월 체결된 ‘이동통신 판매업 대·중소기업 상생협약’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휴대폰 판매점들, 경쟁사인 삼성전자 스마트폰 구매 권유

LG트윈타워 전경. [사진: LG전자 제공]

상황이 이렇다 보니, 판매점들은 고객들에게 앞다퉈 경쟁사인 삼성전자 스마트폰 구매를 권유했다. D휴대폰 판매점 관계자는 “(LG전자가) 사업을 철수한 뒤 휴대폰 부품을 생산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장에서 사라지는 브랜드 제품을 왜 사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말이 끝나자마자, S21 등 삼성전자 제품 몇 가지를 진열대에서 꺼냈다. 

LG전자의 아이폰 판매가 결국 국내 스마트폰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그간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가 50% 이상의 점유율로 과점하고 있는 형태였지만, 애플의 첫 5G 스마트폰인 아이폰12 등장 이후 이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애플이 LG전자의 점유율을 흡수하게 되면, 또다른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인 삼성전자의 입지까지 흔들 수 있다는 우려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휴대폰 판매점. [사진: 이형선 기자]

E휴대폰 판매점 관계자는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결정하면서 삼성전자와 애플의 물밑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며 “지난달까지 삼성전자가 보상판매 식으로 할인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이번에는 애플이 보상판매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건 LG 고객을 빼앗아 오겠다는 건데, 실제 판매까지 이어질 것인지는 더 지켜봐야 알 것 같다”고 부연했다.

F휴대폰 판매점 관계자는 “LG전자가 애플 아이폰을 판매한다는 것이 AS까지 해주겠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국내에 이미 공식 수리센터가 있는 상황에서 아이폰 가격이 저렴해지거나 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LG전자가 애플에 구애하는 상황으로 볼 수 있는데, LG전자 입장에서는 아이폰 고객들이 베스트샵을 찾아오게 되면, 다른 가전제품 판매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마케팅 효과를 노리려 한 듯 하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