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이슈] '이베이' 품은 신세계, "온라인 강화는 明, 추가투자 부담은 暗"
[비즈 이슈] '이베이' 품은 신세계, "온라인 강화는 明, 추가투자 부담은 暗"
  • 박주연 기자
  • 승인 2021.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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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 지분 80%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신세계그룹은 온라인 쇼핑몰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기준으로 네이버에 이어 2위로 올라서게 됐다. 

신세계는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완료되는 즉시 그룹 내에서 선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신세계의 사업 포트폴리오 및 디지털 전환 가속화를 통해 확고한 온·오프라인 통합 1위 유통 사업자로 발돋움 한다는 목표다.

다만,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서는 인수대금 이외에 추가 마케팅비 투입과 공격적인 투자가 병행되어야 하는 만큼 당장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쿠팡은 이미 국내 30개 도시 이상에 100개 풀필먼트(물류총괄대행)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역시 단기간에 따라잡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전문가들은 신세계가 상당한 재무부담을 안고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진행한 만큼 앞으로 어떠한 전략으로 ‘승자의 저주’를 헤쳐 나갈지, 또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얼마나 극대화할 수 있을지에 그룹의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 신세계, 이베이 지분 80% 3.4조에 인수..."그룹 중심축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3조4000억원에 단독 인수한다. 인수를 위해 설립한 에메랄드SPV는 이베이코리아 지분 80.01%를 취득하게 된다. 이는 신세계 그룹이 추진했던 기업 인수합병(M&A) 가운데 최대 규모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얼마가 아니라 얼마짜리로 만들 수 있느냐가 의사결정의 기준”이라며, 이베이 인수에 강한 의지를 표명해 왔다.

당초 네이버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참여하려 했으나 막판에 네이버가 빠지면서 신세계 단독으로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게 됐다. 다만 네이버는 지속적으로 전방위적으로 협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인수로 신세계그룹은 기존 이커머스 플랫폼 SSG닷컴과 이베이를 합쳐 거래액 기준으로 쿠팡을 제치고 국내 이커머스 시장 2위로 올라서게 된다. 또 신세계그룹 이마트 부문의 전체 거래액 중에서도 온라인 비중이 약 50%로 높아진다.

이베이 인수는 신세계그룹의 사업구조가 '온라인과 디지털'로 180도 전환하는 시작점이 될 전망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인수를 통해 그룹의 중심축을 기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할 것”이라며 “‘제2의 창업’에 준하는 체질 전환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 "인수 통한 시너지 효과 상당할 것"... 당장 쿠팡 앞지르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신세계는 신선식품 이커머스 경쟁력이 높은 SSG닷컴과 국내 최대 규모인 14만 판매자를 보유한 이베이코리아의 결합을 통해 소비자 기반을 확대하고, 가격 경쟁력 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SSG닷컴의 온라인 풀필먼트 센터 등 물류망과 그룹이 보유한 7300여 곳의 오프라인 거점을 이베이코리아 판매자의 물류망으로 활용해 배송 경쟁력도 높여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향후 4년간 1조 원의 추가 물류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  여기에 이베이코리아가 보유한 300여 명의 정보기술(IT) 전문 인력과 충성도 높은 이베이의 270만 유료고객 및 국내 최대 규모의 셀러도 신세계그룹이 이번 인수를 통해 얻게 되는 요소로 꼽히고 있다.

신세계가 그동안 오프라인 유통 최강자로 꼽혀왔던 만큼, 이번 인수를 통한 시너지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의 지난해 매출은 22조원, 신세계는 4조 7000억원, 이베이코리아는 1조 3000억원으로 추정되는데 이 매출을 단순 합해도 28조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안승호 숭실대 교수는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온라인 구매에 대해서 편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면서 "위드 코로나 시대에는 아무래도 온라인이 유통업계와 결을 같이 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오프라인을 잘 해왔던 신세계가 온라인의 역할을 키우는 것은 분명 잘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신세계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구분 짓기보다는 온·오프라인의 장점을 합친 전략을 내세워 충분히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잘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이베이코리아와 쓱닷컴 2개의 사업자가 따로 운영되겠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이베이가 보유한 플랫폼 영향력과 IT 역량, 그리고 이마트가 보유한 물류 및 MD(상품기획) 역량이 결합해 쿠팡과 같이 커머스의 전 과정이 수직계열화 된 사업자로의 도약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신세계의 이베이 인수에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도 있다. 앞으로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마케팅비 확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당장 쿠팡을 앞지를 수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배송 인프라 개선을 위한 신규 투자가 얼마나 늘어날지 모른다”며 “쿠팡의 가장 큰 경쟁력 중 하나가 배송이고, 쿠팡은 물류센터 신규 투자가 1조원을 넘겨 이베이코리아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쿠팡은 이미 적자였다가 적자를 축소해나가고 있지만, 호실적을 내고 있는 기업이 적자를 낸다는 것은 아무래도 투자자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다"고 분석했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의 연구원도 "인수를 통해 절대적인 거래액이 커졌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관련 고민이 완벽히 해결됐다고 볼 수는 없다"며 "이마트 입장에서는 상당한 재무부담을 안고 인수를 진행한 만큼 앞으로 어떠한 온라인 전략을 제시할 것인지, 이에 따른 시너지가 얼마나 나올 수 있는지에 따라 중장기적인 기업가치 방향이 달려있다"고 평가했다.

 

팍스경제TV 박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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