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산연 “HUG 주택보증 독점 심각…주택사업공제조합 설립 시급”
주산연 “HUG 주택보증 독점 심각…주택사업공제조합 설립 시급”
  • 김홍모 기자
  • 승인 2020.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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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산업연구원 김덕례 주택정책실장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주택분양보증을 독점하는 부작용이 크다고 밝혔다 [사진제공-주택산업연구원]

주택산업연구원은 10일 ‘주택사업공제조합 설립 방안’ 공청회를 열고 HUG가 주택분양보증을 독점하면서 분양수수료 폭리로 인한 무주택서민 부담 증가, 분양가인하 강제와 거부시 보증서 발급 중단 등 여러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주택사업 지연 및 중단 △주택공급 차질 및 청약과열 △주택시장 불안확대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라며 적절한 경쟁체제 도입을 위해 주택사업공제조합 설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주택분양보증은 선분양 제도 하에서 소비자 보호와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1993년 도입됐다. 주택분양보증 기관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제15조 1항에서 HUG와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정하는 보험회사로 정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27년간 HUG가 주택분양보증을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김덕례 주산연 주택정책연구실장은 ‘주택분양보증시장 문제점과 주택사업공제조합 설립방안’ 주제발표를 통해 “주택분양보증 독점에 근거해 분양가격 제한, 보증서 발급 중단 등 과도하게 시장에 개입하면서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라며 “HUG는 독점체제 하에서 고분양가를 이유로 분양보증을 거절하거나 사업비에도 못 미치도록 분양가 하향조정을 강제하고 있어 사업추진이나 분양을 미루고 있는 물량이 수도권에서만 10만가구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기준 2019년 기준으로 HUG의 총 보증 발급규모 175조3000억원 중 주택분양보증 31.3%, 총 보증잔액 410조7000억원 중 주택분양보증이 39.6%로 보증실적이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HUG는 보증수수료율은 2018년 5128억원으로 2012년 대비 약 2.3배 증가했다. 현재 HUG는 코로나19로 지난 7월부터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수수료를 50% 인하하고 있다.

이에 김 실장은 “현재 HUG의 보증수수료는 HUG의 보증손실을 고려하더라도 주택분양보증 43%, 주택임대보증 41%, 조합주택시공보증 및 임대보증금보증 78% 정도 인하할 여력이 있다”라며 “보증수수료 인하는 주택건설비용 및 분양가 인하로 이어져 수분양자의 주거비 부담을 완화시킬 수 있어 독점으로 인한 폭리구조를 시정하고 보증수수료를 적정화시킬수 있는 경쟁기관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주택업계는 15년 전부터 주택 외에 콘도나 상가 등 일반건축물의 분양보증시장은 완전 개방돼 있는데다, 지난 7월부터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도입·시행되고 있어 고분양가 문제를 해결을 위한 공동주택 분양보증 독점 명분은 사라졌다는 입장이다. 또 앞서 공정거래위원회와 국토부 등 관계부처는 2017년에 이미 올해부터 공동주택 분양보증시장을 개방하기로 확정 발표한 바 있다.

다만 내년부터 코로나19 극복으로 인한 경기회복과 공급 부족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될 가능성이 없어 향후 2~3년간은 수급불안이 지속될 전망이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 외에서 분양가 안정을 위한 분양 보증기관과 정부간 협조가 불가피한 상황인만큼 일시적 전면적 시장개방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김 실장은 “주택사업자 단체 주도로 설립하는 공제조합 등 자조기관을 통해 단계적으로 개방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라며 “HUG에 적응기간 부여와 대체수익원 마련기간 부여이라는 점에서도 주택사업 공제조합 설립을 통한 단계적 개방후 3~5년이 경과하는 시점에서 전면개방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주산연이 전문가 40명과 주택사업자 248개 기업을 대상으로 지난 8월 27일부터 9월 16일까지 실시한 조사에서도 전문가 75%와 주택사업자 89%가 HUG 보증수수료가 과다하다고 응답했다. 또 주택사업공제조합 설립 필요성에 대해선 전문가 80%와 주택사업자 94%가 공감했다.

이날 공청회에선 새로운 주택사업공제조합 설립방안도 제시됐다. 새로운 주택사업공제조합은 과거 주택사업공제조합의 부도원인을 철저히 보완하고 민간 주택사업 분야의 전문성 확보 및 중소·중견 주택기업에 특화하되 공공(HUG)과 민간의 역할 분담 기조 하에 경쟁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설립한다는 입장이다.

주산연이 제시한 설립방안에 따르면 초기 공제조합의 사업범위는 분양보증, 임대보증, 하자보수보증 등 종전 주택사업공제조합의 보증업무를 대상으로 주택사업 추진에 필요한 최소한의 보증업무를 대상으로 한다.

또 설립 후 3년간 순차적으로 증자를 통해 조합원을 모집하고 자본금을 조달해 2025년까지 자본금 2조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으로, 주택사업자의 60.5%가 조합원 가입 및 출자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돼 목표액 달성이 가능하다고 보고있다.

초기 3년(2024년까지)은 보증업무에 중점을 둬 분양보증을 우선 취급하고 2025년 이후에 사업범위를 점차 확대하는 한편 손실위험을 고려해 적정 보증수수료를 책정해 현행 보증수수료를 인하한다는 방침이다. 리스크 관리의 경우 HUG의 리스크관리방안을 준용해 공제조합의 안정성을 확보하되, 법정제도가 아닌 고분양가 관리지역 등의 적용은 재검토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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