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돋보기] 위기에서 더 빛난 이명호 예탁원 사장의 리더십
[CEO돋보기] 위기에서 더 빛난 이명호 예탁원 사장의 리더십
  • 장민선 기자
  • 승인 2020.12.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 기사를 번역합니다

- 노사 갈등·옵티머스 사태 등 위기 극복
- 사모펀드 사태 방지 위한 시스템 구축
- 일산센터 매각 등 숙원사업들 해결
이명호 예탁결제원 사장. [사진=예탁결제원]
이명호 예탁결제원 사장. [사진=예탁결제원]

이명호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의 리더십이 위기에서 더욱 빛나고 있다.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로 예탁원에 적지 않은 비판이 쏟아졌지만, 이 사장은 당황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번 위기를 기회로 삼아 펀드 시장의 투명성을 개선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밖에도 숙원사업들을 하나 둘 해결하면서 기관장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모습이다. 

◆ 사모펀드 사태로 맞은 위기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명호 사장은 지난 1월 29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22대 사장으로 공식 선출된 데 이어 다음 날인 30일 금융위원회 승인을 받아 예탁원을 정식으로 이끌게 됐다.

이 사장은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했다. 행정고시 33회로 공직에 입문한 후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 자본시장조사심의관, 구조개선정책관 등을 역임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정무위원회 수석전문위원으로 일하다 예탁원 사장에 선임된 것이다. 하지만 취임까지 어려움도 많았다. 노동조합이 '낙하산 인사'라며 강하게 반발했기 때문이다.

노조는 신임 사장의 자질 검증을 위한 전직원 공개토론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출근을 저지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 사장은 노조와 소통하는 데 성공했고, 2월 3일 공식 업무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취임 1년차인 올해 더 큰 위기를 맞았다. 사모펀드 사태가 잇따라 발생한 것이다. 자산운용사와 수탁사, 판매사와 달리 일반사무관리회사인 예탁원의 법적 책임이 불분명했기 때문이란 비판이 나왔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이 투자한 부실 자산이 공공기관 매출채권으로 기재됐지만,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책임론이 불거졌다. 사무관리사로서 운용사 지시에 따라 단순 업무만 대행한 예탁원은 난감했다.

◆ 위기에서 더욱 빛난 리더십

자산이 실제 펀드에 편입돼 있는지 검증할 권한이 없다는 게 예탁원 입장이었다. 그래도 책임 논란은 계속됐다. 결국 이 사장은 국정감사에 의원들의 거센 질타를 받기도 했다.

그는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당연히 부담해야 한다"며 "사모펀드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펀드넷에 사모펀드가 운영하는 비시장성 자산을 표준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그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관련 작업을 진행하는 중이다. 사모펀드의 대규모 환매중단 사태 등을 막도록 펀드넷에 등록되는 대상을 사모펀드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펀드넷은 펀드의 설정과 환매, 운용지시, 수익자 명부 관리 등의 업무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펀드업무서비스 플랫폼이다. 현재 공모펀드를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렇지만 사모펀드가 투자하는 부동산이나 실물자산, 콜이나 기타어음 등의 비시장성 자산에 대한 표준코드 관리시스템을 구축하도록 한 것이다. 표준코드 부여 후에는 '펀드자산 잔고대사 지원시스템'도 갖춘다.

이를 통해 자산명세 비교와 자산실재성 검증, 펀드 운용방식 확인 등이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또 예탁원은 '펀드 비시장성자산 표준코드 관리시스템'을 선제적으로 구축하기로 했다.

이 시스템은 부동산 담보채권 등의 비시장성자산 코드 표준화를 뒷받침한다. 두 시스템은 내년 상반기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예탁원은 태스크포스팀을 꾸려 자산운용업계와 운영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 숙원사업 해결과 사회공헌까지 착착

이밖에도 이 사장은 취임 후 여러 과제들을 하나씩 해결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일산센터를 600억원에 매각했다. 일산센터 매각은 공공기관 지방이전으로 인한 수도권 종전부동산 매각 정책에 따른 것이다. 

지난 6년 간 25차례 공매를 진행했으나 적정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26번째 공매에서 매각 계약이 체결되면서 숙원사업을 해결했다. 전산센터를 새 단장하기도 했다.

노후화된 장비를 교체하고, 재해 발생 시 복구 체계를 강화한 것이다. 또 로봇업무자동화(RPA) 사업을 본격 추진하기 위해 에코아이티와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RPA)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다수의 인력이 투입되거나 빈번히 발생하는 유형의 업무를 자동화해 업무 생산성을 높이고, 절감된 인력은 다른 고부가가치 업무에 투입하게 된다. KSD 나눔재단을 통해 사회적 가치도 꾸준히 실현하고 있다.

우선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청년 기업인들의 창업과 사업 성공을 지원하고 있다. 체계적인 일자리 추진을 위해 일자리 전담조직을 설치하고, 종합추진계획도 수립했다.

예탁원은 ▲생활방역 전문가 일자리 지원 ▲폭력피해 지원시설 종사자 자녀 지원 ▲중소기업 상생금융 프로젝트 ▲박물관 시니어 도슨트 지원 사업 ▲창업·중소기업 대상 저리대출 지원 등을 추친해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취임 때 갈등이 있었지만 이 사장은 예탁원의 안정화와 비전 달성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이라며 "숙원사업을 해결해 시장성 기업으로의 전환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